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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교육 2

문화교양학과, 교육문화학 등 방통대 문화와 교육 핵심 정리 16. 박물관: 문화와 교육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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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 박물관: 문화와 교육의 장 

문화와 교육은 삶의 형식이기 때문에 사람이 삶을 영위하는 곳이라면 어디나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점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어야 하고 확인된 구체적인 자료를 토대로 문화와 교육에 관한 논의는 한편으로 구체화되어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 심화되어야 한다. 이 글은 박물관을 사례로 하여 그 디딤돌로 마련된 것이다.

 

1 박물관: 문화의 장

박물관은 문화재와 자연재를 수집하여 보관하고 전시하는 곳이다. 문화재는 문화가 스며 있고 그래서 문화를 읽어낼 수 있는 것으로서 유형문화재와 무형문화재가 있으며 박물관에서는 주로 유형문화재를 다룬다. 자연재에는 문화가 스며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문화가 형성되는 환경으로서의 자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여기서는 유형문화재를 다루는 박물관에 한정하여 논의한다. 박물관에서 유형문화재를 수집하여 보관하고 전시하는 모든 활동에는 각각에 적합한 문화가 활용된다.

 

. 수집

박물관에서는 유형문화재를 직접 발굴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 또는 기관이나 단체에서 소장하고 있는 것을 구매하기도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기증받기도 한다. 이 세 가지 경로가 박물관에서 유형문화재를 수집하는 경로다. 유형문화재를 어느 경로로 수집하든 이 수집을 위해서는 그에 적합한 문화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발굴의 경우, 발굴지를 물색하고 발굴허가권을 얻어내고 발굴하고 발굴한 것을 분류하고 그것의 가치를 평가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보존가능한 상태로 처리하는 전 과정에서 적합한 역량이 요구된다. 이 역량은 각각이 어떤 일인지를 알고 그 일에 적합한 방법적 지식과 기술을 갖추고 있는 상태에서 이를 각각에 적용하면서 발휘되는 것이다. 바로 이 역량 속에 문화가 스며 있다. 발굴 분야에서는 발굴을 위해 오랜 기간 새롭게 형성하여 공유하고 계속 발전시켜 온 문화가 있다. 따라서 이 문화를 알아야 제대로 발굴을 할 수 있다.

다른 사람 또는 기관이나 단체에서 소장하고 있는 것을 구매하는 경우에도 그것이 임의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그 일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절차가 마련되어 있다. 이 절차는 역사 속에서 정교화되어 온 것으로 현재의 시점에서 따라야 하는 것이다. 만약 이 절차를 따르지 않는다면 구매가 성립되지 않을 것이다. 이 구매는 공식적인 경매를 통해서 이루어질 수도 있고 개별적인 접촉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도 있다. 여기서 그것이 진품이어야 한다는 것뿐만 아니라 장물이 아니어야 한다는 요구가 수반된다.

기증을 받는 경우에도 일정한 절차가 마련되어 있다. 기증을 받는다는 자체가 이미 문화적인 행위이다. 기증을 하는 사람은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가치 있는 것을 자신의 소유권을 포기하고 공공의 자산으로 전환하는 것이고 기증을 받는 박물관은 한편으로 그것을 잘 보관하고 다른 한편으로 관람객들을 위해 그것을 공개한다는 약속을 하는 것이다. 요컨대, 순전히 개인적으로 주고받는 것을 기증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 보관

어떤 물건이든 자연 상태에서는 점점 망가지게 되어 있다. 따라서 가치 있는 물건의 경우, 보관에 신경을 쓰게 된다. 박물관에서 보관하는 것은 유형문화재로서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것이므로 이를 잘 보관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 과업이 된다. 그리고 박물관에서는 이를 위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왔다. 여기서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 통풍이 잘 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충을 막고 산화가 되지 않도록 처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만약의 재난에 대비하여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한 고려사항이 된다.

과거에는 자연적인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최적의 보관 상태를 유지하는 지식과 기술을 발전시켰다면 과학기술이 발달된 현재에는 전자장비를 이용하여 동일한 효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나 전자장비 자체가 완벽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박물관에서는 전자장비에 문제가 있을 때 이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적 지식과 기술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 모든 것에는 보관과 관련된 문화가 스며 있다.

 

. 전시

박물관에서 수집하고 보관하는 것은 그 자체로 가치 있는 일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전시와의 관련 속에서 의미를 갖게 된다. 개인이 아무리 가치 있는 소장품들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의 집이 박물관이 아닌 것은 바로 전시가 빠져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전시는 박물관에서 공공성이 대단히 강한 업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박물관에서는 수집한 유형문화재를 공적 자산으로 만들어 전시를 통해 공개하고 이를 매개로 관람객들과 소통한다.

전시를 위해서는 기획이 필요하다. 이 기획에서는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유형문화재를, 어떻게, , 그렇게 전시할 것인가가 고려된다. 박물관의 특성화를 위해서는 역으로 전시를 고려하여 수집이 이루어진다. 아무런 계획 없이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전시를 염두에 두고 수집하는 것이다. 그리고 수집한 범위 안에서 전시를 하게 된다. 완벽한 수집이라는 것이 언제나 가능한 것은 아니므로 수집된 것을 엮어 전시를 위한 실행 계획을 세우는 것이 그 다음에 해야 할 일이다. 그리고 이 계획에 따라 유형문화재를 전시하고 전시한 유형문화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각종 자료를 만들고 관람객 유치를 위해 홍보를 하게 된다. 이 모든 것에도 적합한 지식과 기술이 있고 이 지식과 기술도 계속 발전되어 왔다. 물론 여기에 전시와 관련된 문화가 스며 있다.

 

. 업무의 분담과 업무 담당자

박물관의 규모가 클수록 박물관의 업무는 전문적으로 세분화되고 각 업무를 전담하는 사람들이 배치된다. 그들에게는 각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적인 역량을 갖추고 있을 것이 요구된다. 이들은 각자의 업무 내에서 공유하는 문화도 소유하고 있고 업무를 넘나들면서 공유하는 문화도 소유하고 있으며 박물관 직원으로서 일반적으로 공유하는 문화도 소유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 덕분에 이들 간에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각 업무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의 불일치로 서로 갈등을 겪기도 한다. 그러나 바로 이들이 소유하고 있는 문화가 활용되면서 박물관은 다른 기관에서는 볼 수 없는 특유한 문화를 드러내게 된다.

 

2 박물관: 교육의 장

박물관에서 유형문화재를 수집하여 보관하고 전시하는 모든 활동에는 교육이 개입된다. 통상 전시를 하면서 부분적으로 교육이 진행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것은 교육을 편협하게 규정할 때 가능한 것이다. 박물관 교육은 박물관에서의 교육과 박물관에 대한 교육을 다 포함하는 개념이다. 정확히 말하면 박물관에서는 그 크기와 관계없이 대단히 풍부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다만 그 모든 교육을 교육의 눈으로 보지 않아 교육으로 포착되지 않고 빠져나가는 부분이 있을 뿐이다. 여기서는 박물관에서 진행하는 교육에 한정하여 논의한다.

 

. 박물관 직원의 교육

박물관 직원이 하는 모든 업무에는 그에 적합한 역량이 요구되며 이 역량은 지속적으로 발전될 것이 기대된다. 박물관에 직원으로 처음 와서 모든 것을 완벽하게 처리하는 것을 불가능하다. 그는 처음부터 모든 것을 세세하게 익혀나가야 한다. 물론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박물관의 현장에 적용하고 현장에 맞게 변형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것을 폐기하고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 이 작업은 현장에서 선임자의 지도를 받아 자기주도적인 노력을 통해 진행할 수 있다. 여기서 선임자는 교수자가 되고 후임자는 학습자가 된다.

직원 중에는 수집, 보관, 전시를 전담하는 직원도 있고 이를 행정적으로 뒷받침하는 직원도 있다. 어느 경우이든 업무를 수행하는 가운데 후임자는 선임자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이 관계가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후임자가 선임자로부터 더 이상 배울 것이 없게 되는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역으로 선임자가 후임자로부터 배워야 하는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 각자가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며 교육적인 관계를 유지하지 않는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상대방에게서 배울 것이 있을 때 자연스럽게 맺게 되는 교육적 관계는 바람직한 것이다.

박물관에서는 직원들의 성장을 위해 외부에서 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 외에도 내부에서 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마련할 수 있다.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워크숍이나 심포지엄을 유치하는 것이 그 예가 될 것이다. 이러한 기회를 통해서 직원들은 내부적으로 소통하는 것 이상으로 소통의 범위를 넓히고 서로의 수준에 따라 새로운 가르침과 배움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배움에 관한 한 박물관 직원들은 지속적으로 과제를 갖게 된다. 지속적인 배움을 통해 한 단계 진전을 위한 과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그들은 성장할 수 있다. 박물관 내에서 선임자, 동료, 후임자가 조력자가 될 수 있으며 박물관 안팎에서 개최되는 다양한 모임에서도 도움을 얻을 수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직원들은 자기 배움의 과정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 적어도 그것은 어느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기 때문이다.

 

. 박물관 관람객의 교육

박물관에서는 직접 관람객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하고 교육적 효과가 창출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도 하고 관람객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가는 교육의 노력을 묵인하거나 조장하기도 한다. 박물관에서 관람객을 대상으로 직접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전시를 매개로 할 수도 있고 전시의 매개 없이 별도의 자료를 매개로 할 수도 있다. 박물관에서 교육 프로그램이 없는 상태에서 교육적 효과를 창출하고자 하는 경우는 전시에서 학예사들을 통해 전시를 안내하고 설명하는 경우이다. 그 이전에 전시물에 대한 자료를 만들고 전시물을 배치할 때에도 교육적 효과를 염두에 두고 작업할 수 있다. 엄밀히 말하면 그렇게 할 때 전시에 대한 안내와 설명이 하나의 일관된 체계 속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관람객들은 학예사의 매개 없이 교육적인 상호작용을 할 수도 있다. 여기에 교수자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 분명히 존재할 수도 있고 배움의 과정에서 서로 조력하는 방식으로 상호작용할 수도 있다.

이 중 어느 경우이든 교육적인 맥락에서 지속하고자 할 때 이전보다 좀더 진전된 모습으로 진행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이 모든 것을 단순히 임의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 과정 전체가 교육적 과정이 되어야 한다.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우, 어떻게 하면 관람객들이 좀더 진전된 교육적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지속적인 숙고와 실천이 있어야 하고 전시물에 대한 설명을 할 때에도 그 설명을 매개로 관람객에게 교육적 체험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관람객들끼리 상호작용할 때에도 그것이 교육적인 상호작용이 될 수 있도록 박물관 차원에서 어떤 조력이 가능한가에 대한 숙고와 실천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것이 일회성 행사가 되고 그 경험이 체험으로 이어지지 않고 분절되고 만다. 여기서 박물관이 교육적 자원이 되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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