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형벌의 종류와 집행
앞에서 우리는 사기죄나 교통사고 범죄와 같은 범죄의 성립에 대해서 보았다. 이제는 범죄에 뒤따르게 되는 형벌에 대해서 알아 보자.
[사례6]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낸 김경장은 경찰공무원이 되고자, 낮에는 트럭 운전을 하고 밤에는 경찰공무원 시험 공부를 하였다. 트럭으로 물건을 배달하던 김경장은 신호를 위반하여 피해자에게 2주의 상해를 입히는 사고를 일으켰다. 돈이 부족해 합의하지 못했던 김경장은 법원에서 징역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마침 판결이 선고될 즈음, 김경장은 경찰공무원 임용시험의 면접을 보고 있었다.
<질문>
Q1. 집행유예란 무엇이고 김경장은 언제 석방될까.
Q2 집행유예기간 중 김경장이 사기범죄를 저질러 징역1년형을 선고받아 확정되었다면 앞의 집행유예형은 어떻게 될까.
Q3 김경장은 1심 판결 선고 후 항소하지 않아, 집행유예판결이 확정되었다. 경찰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김경장은 경찰공무원으로 9년 정도를 근무하였다. 그러나 감사원의 감사 결과 김경장이 임용 당시 집행유예기간 중에 있었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김경장은 어떻게 될까.
1. 형벌의 종류
형벌의 종류에는 생명형으로서 사형,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형벌(신체형)로서 징역·금고·구류, 재산에 대한 제재(재산형)로서 벌금·과료·몰수, 명예에 대한 제한(자격형)으로써 자격상실·자격정지가 있다.
형법 제41조 (형의 종류) 형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사형 징역 금고 자격상실 자격정지 벌금 구류 과료 몰수 |
가. 생명형
생명을 박탈하는 형벌을 생명형이라고 한다. 생명형으로는 사형이 있고 우리 형법에서는 살인죄나 내란죄 등에서 사형을 규정해 두고 있다.
사형제도에 대한 찬반 논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우리 헌법재판소는 사형은 일반국민에 대한 심리적 위하를 통하여 범죄의 발생을 예방하며 극악한 범죄에 대한 정당한 응보를 통하여 정의를 실현하고, 당해 범죄인의 재범 가능성을 영구히 차단함으로써 사회를 방어하려는 것으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가장 무거운 형벌인 사형은 입법목적의 달성을 위한 적합한 수단으로, 범죄자의 생명권 박탈을 내용으로 한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규정한 헌법 제10조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1997. 12. 30. 마지막으로 사형이 집행된 후 현재까지 10년이 넘게 사형을 집행하지 않고 있어서 실질적으로 사형폐지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 참고판례
헌재 2010.02.25, 2008헌가23
[1] 사형은 일반국민에 대한 심리적 위하를 통하여 범죄의 발생을 예방하며 극악한 범죄에 대한 정당한 응보를 통하여 정의를 실현하고, 당해 범죄인의 재범 가능성을 영구히 차단함으로써 사회를 방어하려는 것으로 그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가장 무거운 형벌인 사형은 입법목적의 달성을 위한 적합한 수단이다.
[2] 사형제도는 우리 헌법이 적어도 간접적으로나마 인정하고 있는 형벌의 한 종류일 뿐만 아니라, 사형제도가 생명권 제한에 있어서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한 헌법적 한계를 일탈하였다고 볼 수 없는 이상, 범죄자의 생명권 박탈을 내용으로 한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규정한 헌법 제10조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으며, 사형제도는 형벌의 경고기능을 무시하고 극악한 범죄를 저지른 자에 대하여 그 중한 불법 정도와 책임에 상응하는 형벌을 부과하는 것으로서 범죄자가 스스로 선택한 잔악무도한 범죄행위의 결과인바, 범죄자를 오로지 사회방위라는 공익 추구를 위한 객체로만 취급함으로써 범죄자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 한편 사형을 선고하거나 집행하는 법관 및 교도관 등이 인간적 자책감을 가질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형제도가 법관 및 교도관 등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는 위헌적인 형벌제도라고 할 수는 없다.
나. 자유형
자유를 박탈하는 형벌을 자유형이라 하고 징역과 금고, 구류가 있다. 징역이나 금고는 모두 교도소에서 구치하여 집행되는데 징역은 노역을 부과하는 것이고 금고는 노역을 부과하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다. 징역(금고)은 수감기간이 정해져 있는 유기징역(금고)과 수감기간이 정해지지 않은 무기징역(금고)의 두 종류가 있다. 유기징역(금고)의 경우 그 기간은 1개월 이상 30년 이하(50년까지 가중 가능)이다.
구류는 1일 이상 30일 미만의 기간 동안 수형자를 교도소에 구치하는 것을 말한다.
형법 제42조(징역 또는 금고의 기간) 징역 또는 금고는 무기 또는 유기로 하고 유기는 1개월 이상 30년 이하로 한다. 단,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에 대하여 형을 가중하는 때에는 50년까지로 한다. 제46조(구류) 구류는 1일 이상 30일 미만으로 한다. |
다. 자격형(명예형)
자격형이란 범인의 자격을 박탈 또는 제한하는 형벌로 명예형이라고도 한다. 자격형에는 일정한 기간동안 일정한 자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정지 시키는 자격정지와 일정한 자격 자체를 상실하게 하는 자격상실이 있다.
현행 형법에서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의 판결을 받은 자는 공무원이 될 자격, 공법상의 선거권과 피선거권 등의 자격을 상실하도록 규정해 두고 있다.
형법 제43조 (형의 선고와 자격상실, 자격정지) ①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의 판결을 받은 자는 다음에 기재한 자격을 상실한다. 1. 공무원이 되는 자격 2. 공법상의 선거권과 피선거권 3. 법률로 요건을 정한 공법상의 업무에 관한 자격 4. 법인의 이사, 감사 또는 지배인 기타 법인의 업무에 관한 검사역이나 재산관리인이 되는 자격 ②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의 판결을 받은 자는 그 형의 집행이 종료하거나 면제될 때까지 전항제1호 내지 제3호에 기재된 자격이 정지된다. 제44조(자격정지) ① 전조에 기재한 자격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한 정지는 1년 이상 15년 이하로 한다. ②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에 자격정지를 병과한 때에는 징역 또는 금고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된 날로부터 정지기간을 기산한다. |
라. 재산형
재산을 박탈하는 것을 재산형이라고 한다. 즉, 벌금과 같이 범인으로부터 일정한 재산을 박탈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형벌을 재산형이라고 하고 여기에는 벌금, 과료, 몰수가 있다.
벌금은 5만원 이상의 액수가 부과되는 데 이를 30일 이내에 납입하지 않으면 1일 이상 3년 이하의 기간 동안 노역장에 유치하여 작업에 복무하게 한다. 과료는 그 금액이 2천원 이상 5만원 미만이라는 차이만 있을 뿐 벌금과 동일하다.
범죄로 얻은 재산을 국가가 박탈하는 것을 몰수라고 한다. 몰수는 다른 형벌과는 달리 몰수만 부과할 수 없고 다른 형에 부가하여 선고된다. 그러나 물건을 소비하였거나 분실한 경우 같이 몰수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그 가액을 추징할 수도 있다.
형법 제45조(벌금) 벌금은 5만원 이상으로 한다. 다만, 감경하는 경우에는 5만원 미만으로 할 수 있다. 제47조(과료) 과료는 2천원 이상 5만원 미만으로 한다. 제48조(몰수의 대상과 추징) ① 범인이외의 자의 소유에 속하지 아니하거나 범죄후 범인이외의 자가 정을 알면서 취득한 다음 기재의 물건은 전부 또는 일부를 몰수할 수 있다. 1. 범죄행위에 제공하였거나 제공하려고 한 물건. 2. 범죄행위로 인하여 생하였거나 이로 인하여 취득한 물건. 3. 전2호의 대가로 취득한 물건. ② 전항에 기재한 물건을 몰수하기 불능한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 ③ 문서, 도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 또는 유가증권의 일부가 몰수에 해당하는 때에는 그 부분을 폐기한다. 제49조(몰수의 부가성) 몰수는 타형에 부가하여 과한다. 단, 행위자에게 유죄의 재판을 아니할 때에도 몰수의 요건이 있는 때에는 몰수만을 선고할 수 있다. |
2. 형의 선고와 유예
법원이 형을 선고하는 유죄판결을 확정하면 국가기관은 선고된 형을 집행하여야 한다. 그러나 법원은 피고인의 조속한 사회복귀를 도모하고 경미한 형 집행과 결부된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집행유예제도와 선고유예 제도를 두고 있다.
가. 집행유예
형을 선고하면서 일정한 기간 동안 형의 집행을 유예하고 그 기간이 경과하면 형의 선고의 효력을 잃게 하는 제도를 집행유예라고 한다. 집행유예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을 선고할 경우에 한하여 법관이 참작할 만한 사유를 검토하여 1년에서 5년까지의 기간을 정하여 형의 선고와 동시에 부과된다. 집행유예 기간이 경과하면 처음부터 형의 선고의 효력이 없어지게 된다. 따라서 박사기가 징역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경우 2년의 기간이 지나면 처음부터 형의 선고의 효력이 없어진다. 그러나 선고유예와는 달리 형 선고 사실 자체는 남아 있기 때문에 전과 자체를 기준으로 하는 불이익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형법 제62조(집행유예의 요건) ①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을 선고할 경우에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그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 다만,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된 후 3년까지의 기간에 범한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형을 병과할 경우에는 그 형의 일부에 대하여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 |
무죄, 면소, 형의 면제, 형의 선고유예, 형의 집행유예, 공소기각 또는 벌금이나 과료를 과하는 판결이 선고된 때에는 구속영장은 효력을 잃기 때문에(형사소송법 제331조), 구속된 피고인은 판결 선고 즉시 석방된다.
집행유예 기간 중 고의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아 확정되면 집행유예가 실효된다.
형법 제63조(집행유예의 실효)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은 자가 유예기간 중 고의로 범한 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확정된 때에는 집행유예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 |
나. 선고유예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의 형에 해당하는 경미한 범죄자에 대하여 형을 선고하는 경우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특별한 사고 없이 2년의 기간이 경과하면 면소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이다. 만약 김경장이 징역 6월의 선고유예를 받았다면 2년이 경과하면 법원이 처음부터 형을 선고하지 않았던 것이 된다. 또한 형의 선고 자체가 없어지기 때문에 전과기록도 남지 않게 된다.
형법 제59조(선고유예의 요건) ①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에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개전의 정상이 현저한 때에는 그 선고를 유예할 수 있다. 단,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가 있는 자에 대하여는 예외로 한다. ② 형을 병과할 경우에도 형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그 선고를 유예할 수 있다. |
[가석방]
가석방은 징역 또는 금고의 집행 중에 있는 자가 개전의 정(잘못을 뉘우침)이 현저한 때에 형기만료 전에 조건부로 석방하는 제도를 말한다. 무기에 있어서는 20년, 유기징역은 형기의 3분의 1이상이 경과한 후에 가석방을 할 수 있다. 가석방 후 남은 형기(무기에 있어서는 10년)가 무사히 경과하면 형의 집행을 종료한 것으로 본다. 수형자의 사회복귀를 용이하게 하고 형집행에 있어서 구체적 타당성을 살리기 위한 제도이다. |
3. 전과의 효과
전과는 법적 생활에서 여러 가지 불이익을 발생시킨다. 공무원의 임용자격이 제한되고 선거권ㆍ피선거권이 제한되기도 한다. 또한 선고유예나 집행유예가 제한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범죄를 반복적으로 저지르는 경우 즉 누범에 해당할 경우에는 정한 형의 장기의 2배가 가중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법적인 효과이외에도 일반인들이 가지는 편견으로 사회생활이 용이하지 못하다는 점이 가장 크다고 할 것이다.
[전과와 전과기록]
어느 사람에 대해 확정판결로써 ‘유죄의 선고’ 또는 ‘형의 선고’가 내려졌다는 사실을 가리켜서 전과라고 한다. 전과는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을 통하여 관리되고 있는데 위 법률에서는 “전과기록”을 “수형인명부, 수형인명표 및 범죄경력자료”라 정의한다. 위 자료 중 “범죄경력자료”란 “벌금 이상의 형의 선고, 면제 및 선고유예”에 해당하는 사항에 관한 자료를 말한다. 쉽게 말해서 전과란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사실”을 말한다. |
※ 참고판례
대법원 2011. 3. 24. 선고 2008다92022 판결
甲이 철도청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중 징역형의 집행유예 확정판결을 받고도 철도청 소속 공무원으로 사실상 계속 근무하다가 2005. 1. 1. 한국철도공사 설립과 함께 철도청 공무원 신분에서 퇴직하고 한국철도공사 직원으로 임용되어 사실상 근무해 온 사안에서, 甲은 위 집행유예 판결이 확정된 시점에 이미 철도청 공무원 신분을 상실하였으므로, 한국철도공사법 부칙(2003. 12. 31.) 제7조 제1항, 제2항에 의하여 한국철도공사 직원으로 신분이 전환될 수 없고, 따라서 甲이 철도청 공무원 신분을 가지고 있음을 전제로 하는 한국철도공사의 2005. 1. 1.자 임용행위는 효력이 없다고 한 사례.
사례6의 해설
[Q1]
○ 형을 선고하면서 일정한 기간 동안 형의 집행을 유예하고 그 기간이 경과하면 형의 선고의 효력을 잃게 하는 제도를 집행유예라고 한다. 구속기소된 피고인에 대해 집행유예형이 선고되면 구속영장이 효력을 잃게 되므로, 김경장이 구속되어 있었다면 선고 당일 바로 석방된다. |
[Q2]
○ 집행유예기간 중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아 그 판결이 확정된 때에는 집행유예가 실효된다. 따라서 검사는 김경장의 집행유예가 선고된 교통사고 범죄에 대한 형(징역 6월)을 집행한다. |
[Q3]
○ 국가공무원법 제33조 제4호에서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날부터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를 공무원 결격사유로 규정해 두고 있다. 집행유예 기간 중에 있는 김경장은 위 규정에 따라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고, 임용되었다 하더라도 그 임용은 무효이므로 김경장은 더 이상 경찰공무원으로 근무할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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