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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철학산책

철학과, 동양철학, 방통대 등 동양철학산책 핵심 요점 요약 정리 3. 노자․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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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노자장자

노자

 

1. 노장과 무위자연

 

무위는 도가의 핵심 개념이다. 자연을 벗 삼아 사회 부조리를 비판했던 도가는, 인위적 행동으로서의 유위(有爲)에 대한 대안으로 무위를 제창하였다. 진시황 이후 혼란을 평정한 유방은 살인과 상해, 도둑질에 대한 법만 남기고 나머지 법령은 폐지하였다. 이를 청정무위”(淸靜無爲) 정치라 하며, 당시에는 도가 혹은 황로’(黃老)라고 불렀다. 그러나 무위는 제자백가 대다수가 쓴 말이다. 따라서 도가의 무위가 다른 학파의 무위와 어떻게 다른지를 살펴야 한다.

첫째는 제왕의 독특한 행위 양식이다. 통치자는 각 부처 책임자에게 일을 맡기고, 중대한 일에 대해 자문을 받고 결정할 뿐이다. 노자에서 무위를 행한다”(爲無爲)란 표현은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둘째는 강력한 군권 확립을 위한 효율적인 통제 시스템으로서의 법가의 주술(主術)적 무위이다. 논어의 무위가 군주가 도덕적 모범이 되어 신하를 유도하는 것이라면, 법가는 엄격한 법과 상벌을 통해 신하들을 효율적으로 통제하는 방식이었다.

셋째는 자연스러운 행위로서 노자장자에 공통으로 담긴 사고방식이며, 넷째는 서로의 다름에 대한 존중을 지키라는 도가의 입장이었다. 도가는 법가나 유가가 하나의 기준으로 모든 사물을 잰다고 비판하였다. 다름을 인정하는 태도야말로 질서를 실현하는 방안이며, 그런 의미에서 오늘날의 관용 정신과 크게 다르지 않다.

 

2. 노장과 도가: 노장의 역사적 갈래와 현대 한국의 이해

 

노자장자는 도가의 대표 문헌이며, 이 책에 담긴 사상을 노장 철학이라 부른다. 노자는 공자와 같은 시대에 이이(李珥)가 지었다 하고, 장자는 맹자보다 약간 늦게 장주(莊周)가 지었다고 한다. 하지만 마왕퇴(馬王堆)에서 나온 백서덕도경이나 1993년에 발굴된 곽점죽간노자(郭店竹簡老子), 한비자해로解老, 유로喩老에서처럼 법가 문헌에 노자해석서가 들어 있는 점, 그리고 시대마다 달리 해석되었던 점에서 노자는 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장자의 위진시대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하였다. 동진(東晋)의 왕탄지(王坦之)는 없애버려야 할 책이라 하였고, 신유학에서는 이단의 책으로 낙인찍었다. 하지만 장자가 사랑은 받은 것 또한 송명시대부터이다. 전통 사회에서의 노자장자는 부조리한 현실 비판, 비운의 운명을 사는 지식인들의 위안, 예술적 해방 정신, 양생의 선구자였으며, 오늘날도 사회 비판과 해방의 철학, 자유와 평등의 옹호자, 미신적 세계관에서 벗어난 합리적 자연관의 대명사로서 각광을 받고 있다.

도가에 대한 대표적 분류는 철학으로서의 도가와 종교로서의 도교를 구분하는 입장과 양자를 모두 도교로 포함하는 입장이다. 서구에서는 철학으로서의 도가종교로서의 도교를 나누지만 오늘날은 ‘Taoism’으로 묶는 경향이 강하다.

 

3. 역사 속의 노장해석 갈래들

 

노장 사상은 다양한 해석이 있었다. 첫째는 제왕지술’(帝王之術)로서의 정치 사상적 해석이다. 이 해석의 대표는 한비자』 「해로유로이며, 최근 발굴된 황제사경(黃帝四經)은 노가와 법가가 얼마나 가까운 관계인지를 잘 보여준다. 둘째 황로학’(黃老學) 혹은 도교적해석이다. 이것은 장자관자에서 시작된 도교의 주류적 해석 방식이며, 인간의 근원적인 생명력을 보존하고 길러서 불멸에 이를 수 있다는 신념으로 나타난다. 장생(長生)을 추구하는 양생론(養生論)과 불사(不死)를 추구하는 신선술의 차이, 황로학과 도교의 차이 등이 심각한 논제이다.

셋째는 현학’(玄學) 혹은 형이상학적해석 방식으로 위진시대 사회 제도의 철학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논쟁에서 나왔다. 청담(淸談) 사조와 연관된 유무(有無) 논쟁과 명교-자연(名敎-自然) 논쟁이 중심이며, 주요 텍스트는 노자, 장자, 주역삼현경’(三玄經)이다. 넷째는 처세술혹은 권모술수로서의 이해 방식이다. 송대 이후 도가를 배척한 신유학자들의 관점이며, 이런 해석을 처음 제시한 사람은 한유(韓愈)였다.

다섯째는 신과학혹은 신비주의적방식으로서 현대 물리학, 환경론, 페미니즘 등과 관련한 최근의 서구적 해석 경향이다. 니담이나 카프라처럼 다른 영역 전공자들이 중심이며, 이들은 도가적 자연주의에 현대 과학이 발견한 여러 이론과 맥락을 같이 하는 중요한 통찰이 담겨있다고 본다. 여섯째는 문화사적혹은 종교사적해석 방식이다. 이 관점은 인류학, 신화학, 민족학, 종교학 등 다양한 연관 분야의 이론과 성과를 이용하면서 다면적이고 입체적으로 접근한다는 데에 특징이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 현대사에서 도가 이해의 중요한 흐름을 형성한 사람은 함석헌이다. 함석헌은 기독교와 접맥을 시도하였지만 오늘날 우리가 일상적으로 알고 있는 노장 사상의 토대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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