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문학과, 중국사, 방통대 등 중국현대문학론 요점 요약 정리 10. 항전문예와 민족형식론

제10강: 항전문예와 민족형식론

1930년 중반 이후 격화된 일본의 침략으로 인해 중국인들의 여론은 좌우익이 전쟁을 중지하고 일본의 침략을 막는 데에 힘을 합칠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사실 전쟁이라기보다는 국민당이 군사력을 동원하여 일방적으로 공산당을 공격하는 사태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이런 국민적 여론은 1936년의 西安사변을 몰고 왔으며 국민당은 내키지 않았지만 공산당에 대한 공격을 중지하고 국공합작에 동의하였습니다. 1937년 중일전쟁이 터지자 중국 대륙에서는 일본에 대한 결사항전이라는 문제가 가장 중요한 국민적 관심사가 되었고 문인들 또한 항전을 위해 힘을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한편 중국공산당은 전쟁이 끝난 뒤 다시 시작될 국민당의 군사적 공격에 대비하여 자신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였습니다.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서 좌익 문인들이 기울였던 노력이 바로 민족형식론의 모색이었습니다.

 

1. 중일전쟁 시기의 정세

 

우리 교재에는 중일전쟁을 전후한 시기의 역사적 상황이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중일전쟁은 중국인들에게 재난과 고난을 가져다주었지만 국민당의 공격 아래 풍전등화 같았던 중국공산당에게는 기사회생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장개석이 일본과의 전쟁에 주력 부대를 동원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면서 중국공산당은 장개석의 공격에서 벗어나 숨을 돌릴 수가 있었을 뿐 아니라, 항일유격전을 통해 중국인들에게 자신들이 애국적인 세력임을 각인시킬 수 있었던 것입니다. 좌익 문인들은 이제까지 지하활동을 통해 제한적으로만 중국인들 앞에 나설수 있었지만 국공합작을 통해 이루어진 문예계항적협회[文協]를 통해 이제는 공개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공산당은 문협을 통해 자신들의 정당성과 애국심을 중국인들에게 공공연하게 드러낼 수 있었고 이를 위해 중국공산당의 고위 간부들이 대거 문협으로 진입해 들어왔습니다. 이런 상황에 직면한 국민당은 문협이 현실적으로 좌익문인들에게 활동 공간을 제공하는 결과를 낳은 데에 불만을 품고 문협의 기능을 실질적으로 약화시켰습니다.

 

2. 국방문학 논쟁

이 논쟁은 좌익 문인들 내부에서 벌어진 견해의 대립으로 인해 발생한 논쟁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이 논쟁은 국공합작에 대한 견해의 차이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항일전쟁을 잘 수행하기 위해 이제까지 극심하게 대립해 왔던 국민당과 연합하여 국방문학이라는 구후 아래 함께 조직체를 구성할 것인가, 아니면 국민당은 국민당대로 공산당은 공산당대로 자신들의 역량과 조직에 기반을 두고 각기 항일전쟁을 수행할 것인가를 둘러싼 견해 차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때문에 동지적 관계 아래 일해 왔던 좌련의 문인들 사이에서는 우익과 연합하자는 의견, 연합하지 말고 독자적으로 활동하자는 의견의 대립이 논쟁으로 발전해 나가고 나중에는 격렬한 대립으로까지 확대되었습니다. 그러나 중국공산당의 정치적 결정에 따라 국민당과의 연합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3. 민족형식론

민족형식론은 1938년 毛澤東의 공개적 요구에 따라 제기되었습니다. 毛澤東은 외부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 아래 힘겹게 진행되고 있는 중국혁명의 에너지 충원을 위해 공산당원과 좌익 문인, 지식인들이 노동자와 농민들에게 더욱 밀접하게 접근해 줄 것을 요구한 것입니다. 그를 위해 서구 근대문학의 관념과 문학 양식들을 바탕으로 한 문학혁명 이래의 문학 활동의 틀을 수정하여 중국의 전통적인 문학 양식, 문학적 관념과 관습 등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문학을 통해 중국의 노동자 농민들의 이해와 협력을 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민족형식론은 또한 국내의 자생적 공산주의 운동에 바탕을 두고 성장한 毛澤東이 일본이나 러시아, 유럽 등지에서 공부하고 코민테른의 영향력 아래서 활동하고 있는 해외파 공산당원에 대해 정치적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의도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었습니다.

이후 중국공산당 안에서는 민족형식론을 둘러싸고 공방전이 벌어졌습니다. 해외파의 입장에서 볼 때 선진적인 외국의 경험을 수용하는 것은 매우 당연하고 생산적인 일이었기 때문에 민족형식론에 대해 비판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국내파는 毛澤東의 논리가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결국 두 입장이 절충되는 선에서 논쟁이 마무리되었는데, 전체적으로 중국의 내부적 입장이 보다 중시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으며 毛澤東과 국내파 공산당원들의 입장이 강화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