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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현대문학론

중문학과, 중국사, 방통대 등 중국현대문학론 요점 요약 정리 5. 노신의 문학과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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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노신의 문학과 사상

노신은 중국 현대문학사상 가장 널리 알려진 작가입니다. 중국인에게는 물론 외국인에게도 노신은 모택동과 등소평 다음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을 정도입니다.

노신은 작가이지만 작가에 머물지 않고 민족 지도자의 반열에 드는 중국 현대사의 중요한 인물입니다. 국민당을 계승한 대만의 정치지도자들도 노신에게 존경을 표하지만 공산당의 지도자들도 마찬가지로 노신을 위대한 민족지도자로 존중합니다. 그만큼 노신은 중국 현대사의 한 가운데에 서있습니다. 노신의 문학은 따라서 문학 내적 관점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중국 현대사의 흐름에 맞추어 해석되어야 할 것입니다.

 

1. 문학사상의 형성기

노신은 원래 의학을 전공하려고 했지만 일본군에게 무기력하게 굴복당하는 중국인의 모습을 본 다음 문학으로 전향했습니다. 정신을 고치는 것이 근대과학 기술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노신의 문학은 중국의 혁명운동과 궤도를 같이하면서 중국인들에게 새로운 시대에 대한 신념과 확신을 심어주기 위한 계몽문학으로서 발전해 나갔습니다.

노신은 중국의 전통사상과 서구의 근대사상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는 헉슬리의 사회진화론과 니체의 초인사상에 감명을 받았으며 바이런의 애국적 낭만주의에 경도되기도 했습니다. 모두 다 국민의 계몽과 국가사회의 근대화라는 문제의식에 밀접하게 연관된 사상적 모색이라고 할 것입니다. 한편 그는 중국의 유구한 문학적, 문화적 전통을 어떻게 현대세계로 발전시켜 들어올 것인가의 문제를 놓고 많은 고민을 하면서 고전 연구를 손에서 놓지 않았습니다.

 

2. 반봉건적 계몽문학: <吶喊>

노신이 중국 현대문학의 첫 세대를 대표하는 이유의 하나는 작품을 통해 신문학운동이 지향하는 실체를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첫 백화 단편소설 <狂人日記>는 형태면에서 구소설의 章回體를 완전히 벗어나 서구 근대소설의 형태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소설의 틀을 보여주었으며, 동시에 주제의식에 있어서도 중국적인 전통을 완전히 상대화시켜 반봉건이라는 주제를 정면으로 부각시켰습니다. 그의 소설에 나오는 吃人이라는 말로서 상징되는 것처럼 노신은 중국적 전통 근대화가 중국 현대사 최대의 문제임을 천명하였습니다. <吶喊>에 수록된 그의 초기 소설들 가운데 <狂人日記><Q正傳>은 중국의 현실을 현대적인 문학양식을 통해 현대적인 방식으로 형상화시킨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힙니다.

 

3. 지식인으로서의 자각과 반성: <彷徨>

제목이 암시하는 것처럼 1925년을 전후하여 노신은 현대중국의 지향에 대해 고민한 작품들이 주류를 이룬 두 번째 소설집 <방황>을 내어놓았습니다. 그의 고민은 중국의 근대화의 내용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근대화는 어떤 과정과 시행착오를 거쳐 언제쯤에나 이루어질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그 근대화를 수행해 나갈 중심적인 세력은 누가 되어야 할지,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수한 문제들 가운데 어떤 문제에 대해 자신이 주력해야 할지, 좌와 우의 진로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져야 할지 등 근대적 지식인으로서의 고민들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그의 고민은 오사운동 이후의 지지부진한 근대화 과정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일본의 침략, 기득권세력의 저항, 손문의 건강 악화와 급작스런 서거로 인한 혁명 주도 세력의 사분오열, 우익 민족주의 진영의 사상적 빈곤과 무능, 러시아혁명 이후 젊은 세대에게 확산된 사회주의 사상 등 근대화를 이루자는 원론만 확인되었을 뿐 노신과 같은 애국적 지식인들에게 중국의 근대화는 지지부진 그 자체였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노신의 방황은 이런 시대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할지 그에 대한 전망이 도무지 서지 않는다는 데에 있었습니다. 노신의 정신적 방황은 그 개인의 것이었으며 동시에 근대적 지식인 모두의 것이었다고 하겠습니다.

 

4. 혁명과 문학의 갈림길: <故事新編>

1927년 장개석의 4.12쿠데타 이후 중국의 진보세력은 급속도로 좌우의 두 가닥으로 재편성되고 치열한 대립과 분열의 시기로 접어들었습니다. 노신의 마지막 소설집 <고사신편>은 이런 시대 상황에 대한 사색의 결과입니다. 급진적인 근대화의 주장자였던 노신은 복잡한 현실의 흐름에 깊이 간여하는 가운데 전통문학과 현대문학의 융합, 근대화와 전통의 조와, 좌익적 전망과 민족주의적 전망의 결합과 같은 복합적이고 다원적인 방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점차 갖게 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런 여러 요소들의 공존이나 조화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좌우익의 대동단결을 위해 노신은 左聯의 영수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고 자신의 우익적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문학론을 결합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좌우 양측은 모두 다 노신을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말로는 대동단결이나 화합을 주장하면서 실제로는 자신들과 반대되는 사람들을 축출하고 제거하는 데에 열중하는 현실의 와중에서 노신의 사념은 점차 깊어만 갔습니다. <고사신편>은 바로 이런 이상과 현실의 괴리로 인한 깊은 고민을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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