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장. 표현하기 : 언어의 구사
▶ 학습목표
1.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언어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다.
2. 구어커뮤니케이션과 문어커뮤니케이션의 차이를 파악할 수 있다.
3. 언어 메시지의 유형을 통해 차이를 비교해 볼 수 있다.
4. 효과적인 언어커뮤니케이션의 표현 기법을 제시할 수 있다.
▶ 핵심점검
□ 언어커뮤니케이션의 특성
- 상징성, 다의성, 추상성, 추리성, 전상징성, 개인성, 문화적 영향 등 다양한 각도의 언어커뮤니케이션의 특성을 숙지한다.
□ 문어커뮤니케이션과 구어커뮤니케이션의 차이
- 전달자와 수용자의 공간적 배치, 반복성, 호칭, 묘사성, 단어길이, 문장 길이, 어미 처리, 주제 선택, 피드백 차원에서 문어와 구어커뮤니케이션의 차이를 이해한다.
□ 언어 메시지의 유형
- 경험, 생각, 느낌, 욕구를 표현하는 언어 메시지를 구별하고 표현해본다.
□ 커뮤니케이션 장애를 유발하는 언어
- 다의적 언어, 모호한 표현, 비교언어, 상대적 표현, 추상적 표현, 혼란 야기 진술, 감정적 언어, 내포적 의미의 표현 등이 유발하는 커뮤니케이션 장애를 인지한다.
□ 효과적인 언어 표현 기법
- 명확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일반적 표현, 분명한 표현, 솔직한 표현, 왜곡 및 과장되지 않은 표현, 즉각적 표현, 직설적 표현, 지지적 표현이 유용함을 이해한다.
□ 주요 용어 : 언어커뮤니케이션, 구어커뮤니케이션, 문어커뮤니케이션, 상징, 전상징성, 추상성, 추리성, 개인성
▶ 핵심탐구
1. 언어가 ‘상징(symbol)’이라는 것의 의미는?
우리 민족의 자부심의 하나는 고유의 언어인 한글을 가졌다는 점이다. 한글은 자음 14자와 모음 10자의 다양한 조합을 통해서 단어를 만들고 각 단어의 의미를 만들어 낸다. 하지만, 조합되어 단어로 만들어지기 전까지 자음과 모음 그 자체는 아무런 의미가 없고, 엉터리 조합 역시 단어가 될 수 없고 의미를 갖지 못한다.
언어는 ‘인간이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자의적으로 사용하는 상징이 구조화되어 있는 체계’이다. 상징이란 대상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그렇게 부르기로 한 약속이다. 단어와 그것이 지시하는 대상 또는 개념사이에는 필연적이고 생득적인 관계가 없다.
예컨대 ‘사랑’과 같이 생각을 표현하는 단어가 있는가 하면 ‘책상’과 같이 구체적인 대상을 지칭하는 단어도 있다. ‘사랑’은 “이러이러한 경우에 ‘사랑’이라 하자”라는 약속이고, ‘책상’은 “이러한 것을 ‘책상’으로 부르자”라는 약속이다. 즉 언어는 그렇게 하기로 한 약속이다. 인간만이 유일하게 이러한 약속된 도구를 사용하여 커뮤니케이션 하는데 이를 상징이라고 한다.
인간은 언어 이외에 다른 형태의 상징도 사용한다. 대표적인 것의 하나로 수화(手話, sign language)를 들 수 있다. 수화는 말 대신 손과 몸과 표정을 이용하여 상대방에게 의미를 전달하는 약속체계인 상징이다. 그밖에도 거리의 신호등과 같이 빨강, 노랑, 녹색으로 약속체계를 만들어서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으로 삼고 있다.
이처럼 언어는 상호간의 약속, 즉 상징이므로 오랫동안 살아온 생활터전이 다른 한국인, 미국인, 중국인의 언어가 각기 다르고 개발하여 사용해온 수화 또한 각기 다를 수밖에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건물을 생각해보자. 우리는 이것을 ‘집’이라고 하지만, 영어 문화권에서는 ‘하우스’, 프랑스 문화권에서는 ‘메종'이라고 부른다.
2. 언어의 규칙성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언어 속에 각각의 다른 구성 요소(소리, 음절, 단어 등)가를 포함하고 있는데 이 요소들이 서로 긴밀히 상호 연관을 맺고 있기 때문에 ‘체계(system)’이다. 또한 언어는 구성 요소의 배열에 있어 어떠한 형태의 배열은 허용하고, 어떠한 배열은 허락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구조화(structured)’되어 있다.
이와 관련하여, 언어의 규칙성이란 실제 말하는 가운데 사람들이 따르는 일종의 관습 - 대부분 의식하고 있지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따르는 어떤 관습 -을 뜻한다. 예를 들면, 듣도 보도 못한 어떤 물체를 처음 발견하고, 이것을 ‘쫵’이라고 부르기로 하였다. 새로운 단어 하나가 만들어 진 것이다. 이제 ‘쫵’을 화제로 삼아 ‘-이’ ‘-은’이라는 주격조사를 붙여서 ‘쫵이...’, ‘쫵은...’이라고 말한다. ‘쫵가...’, ‘쫵는...’ 이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앞의 체언이 어떠한 형태인가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에 따라 주격조사 ‘은’, ‘는’, ‘이’, ‘가’ 중 어떠한 것이 붙느냐가 결정된다. 어떻게 붙이느냐에 대해 특별히 배우지 않았더라도 조사를 붙이는 원칙을 의식적으로 떠올리면서 말하지는 않는다.
3. 외연적 의미와 내포적 의미는 어떻게 다른가?
뱀을 사전에서 찾으면, “파충류 뱀목 뱀 아목(亞目)에 속하는 동물의 총칭. 몸은 원통형으로 가늘고 길며, 다리․귓구멍․눈꺼풀 등이 없음. 피부는 비늘로 덮였으며, 오래되면 탈피함. 혀는 가늘고 끝이 갈라졌음.”이라고 되어있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뱀에 대해서 물어 보면, “뱀? 길고, 가느다랗고 무섭고 징그러워.”라고 표현할 수 있다.
뱀의 의미로 이 두 가지가 모두 맞다. 사전에서 말하고 있는 의미는 일반적으로 인식되는 의미, 즉 외연적 의미이다. 사전은 이론적이고 표준적인 단어의 의미를 제공한다. 그러나 한 개인이 어떠한 단어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개인적 의미는 내포적 의미이다. 외연적 의미는 사회 내에서 기준이 되는 개념인 반면, 사람들은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내포적 의미에 기초하여 하는 경우가 많다. 내포적 의미는 개인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같은 단어에 대해 다른 의미를 떠올리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의미는 단어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속에 있다”는 표현이 있다. 동일한 메시지가 각 개인에게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에서 매우 중요하다.
4. 명확한 언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유념해야 할 언어 메시지 유형은?
<언어 메시지의 유형> ● 경험 (직접 경험한 것을 말하기) ● 생각 (생각을 말하기) ● 느낌 (느낌을 말하기) ● 욕구 (원하는 것을 말하기) |
보통 이 네 가지 종류의 문장이 한꺼번에 혹은 두세 가지씩 혼합돼서 대화가 이루어진다. 네 가지 중 어떤 유형에 해당하는가에 따라 언어표현 방식이 달라진다.
많은 사람이 자신의 생각, 느낌, 원하는 것, 객관적 사실을 각기 구별하여 말하지 못해 상대방이 의미를 해석하는 데 어려움을 주거나 혹은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예화)-------------------------------------------------------------------
(카페)
현정 어머, 많이 탔네. 휴가는 잘 다녀왔어?
현우 응. 강원도 경치, 정말 좋더라. 한폭의 풍경화더라구.
우리, 이번에 래프팅도 했잖아.
현정 정말? 장마때 비가 많이 와서, 물도 많이 불었을테구..
TV에서 보면 래프팅할 때 물살도 꽤 세고, 무서워 보이던데.. -> 생각
현우 전혀 그렇지않아. 안전요원도 있고, 구명조끼도 입고 전혀 안위험했어. -> 경험
오히려 정말 시간 가는 줄 몰랐어. 물살가르며 노젓는 느낌, 좋았어... -> 느낌
현정 그래? 다음 휴가땐, 나도 꼭 해봐야겠다. 다음엔 나도 데려가줘. -> 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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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경험에 관한 표현은? 이것은 경험에 관한 진술이다. 눈으로 직접 보고, 귀로 직접 들은 단순 사실을 말할 때는 대개 과학적이고, 명확하고, 단정적인 언어를 사용하여, 육하원칙에 맞게 간단명료하게 표현한다. 추측의 말이나 반신반의의 말이 없으면 상대방이 의미의 혼돈을 일으킬 가능성도 적다.
둘째, 생각에 관한 표현이다. 생각을 말할 때는 직접 보고 들은 것을 바탕으로 추론해 낸 결론의 상태를 제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보고 들은 여러 가지를 종합하고,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지 파악해서 그에 따른 신념, 논리, 가치 판단 내용을 표현한다.
셋째, 느낌은 생각의 표현과 다르다. 인간의 심리는 매우 복잡하고, 일반적인 경우 자신이 느낀 것에 대한 표현을 유보하고 혼자서 간직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일단 느낌을 교환하는 대화가 이루어지면 상당히 친밀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
넷째, 욕구에 대한 표현이다. 원하는 바를 분명히 말로 표현하지 않는 한 정확한 의사 전달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눈치로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은 오류 가능성이 크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정확히 표현하는 것이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한 방법이다.
5. 분명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표현 기술에는 어떠한 것이 있는가?
1) 분명한 표현
먼저 분명한 표현에 대해 알아보겠다. 분명한 표현이란 자신의 생각, 느낌, 요구 등을 완전하고 정확하게 반영한 것을 말한다. 머뭇거리고 어미를 흐리면서 말한 내용이 상대방에게 정확하게 전달될 리 없다. 분명한 표현을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기본 원칙을 따르는 것이 좋다.
분명한 표현 ① 질문 형식으로 표현하지 말 것 아내 : 일요일까지 회사 나가야 돼? 집에 좀 있으면 안 돼? 남편 : 몰라서 물어? ② 언어와 비언어가 일치하게 표현할 것 직원 : 이번 상반기 업무 과제 보고서를 완성했습니다. 상사 : (심드렁하게, 다른 곳을 보면서) 어려운 과제인데 애많이 썼군요. ③ 이중적 표현을 삼갈 것 아내 : 나도 그 모임 함께 가고 싶어. 남편 : 그래 같이 가면 좋겠다. 근데 당신이 가면 심심할거야. ④ 추상적 표현을 삼갈 것 아내 : 일요일까지 회사 나가야 돼? 집에 좀 있으면 안 돼? 남편 : 오늘 날씨 좋~다 |
대화 상황에 따라 원칙이 효과적이지 않을 수도 있으나,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표현 방식이 더 명확한 표현이 될 수 있다.
① 질문 형식으로 표현하지 말 것
위의 예에서 A가 B에게 원하는 속뜻은 당신과 함께 즐거운 휴일을 보내고 싶다는 것인데 이를 질문형의 표현으로 대치한 것이다. 이때 남편은 아내의 의도를 잘 알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다. 이런 식의 질문은 상대방에게 그저 빈말이나 빈정거림으로, 혹은 통상적인 잔소리쯤으로 들릴 가능성이 있다.
특히 느낌이나 자신의 바람/욕구를 표현하고자 하는 경우는 특히 질문형을 피하고 분명히 표현하는 것이 좋다.
가령, 예컨대 친구에게 너 그 지겨운 회사 당장 그만두지 뭐 하러 계속 다니니?라는 표현보다는, 나는 네가 그 직장 다니면서 힘들어하는 것이 걱정된다. 넌 그 직장에 정말 맞지 않는 것 같아. 조금 쉬면서 다른 회사 찾아보면 너에게 맞는 데가 꼭 나올 거야. 그만 다니는 것이 좋겠어.라고 표현하는 것이 훨씬 분명한 의사 표현이고, 이런 표현이 상대방에게 도움이 된다.
② 언어와 비언어가 일치하게 표현할 것
언어와 비언어가 일치하면, 좀 더 분명하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고, 상대방이 보다 쉽게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다. 말의 내용과 얼굴 표정이나 어투, 몸동작 등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메시지 전달에 혼선을 빚을 수 있다. 예컨대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수고했습니다. 잘했습니다.라는 말을 딱딱한 어투로, 시선은 다른 데 두면서 굳은 표정으로 말한다면, 정말 잘했다는 말인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 혼란스러울 것이다.
③ 이중적 표현을 삼갈 것
상반된 의사를 동시에 표현하면 메시지 전달에 장애가 올 수 있다. 아내는 남편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함께 가자는 것인지, 혼자 가겠다는 것인지 판단하기 힘들다. 가능한 한 단수의 메시지를 만들어 보내는 것이 커뮤니케이션의 오해 발생 소지를 최소화할 수 있다.
④ 추상적 표현을 삼갈 것
남편의 마음을 전혀 알 수 없다.
6. 상대방을 배려하며 대화를 진행시킬 수 있는 지지적 표현 기술에는 어떠한 것이 있는가?
상대방이 들으면 기분 상할 말, 상처를 줄 만한 말을 하지 않는 것은 상대에 대한 지지적 표현에 해당한다.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겠다는 부정적 의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하지 못한 단어 선택, 신중하지 못한 표현으로 커뮤니케이션을 부자연스럽게 만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면, 커뮤니케이션은 기본적으로 서로 의미를 주고받고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지지적 표현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언어 사용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① 상처 주는 단어를 사용하지 말 것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단어로는 미련하다, 둔하다, 어리석다, 겁쟁이다, 못생겼다, 이기적이다, 나쁜 사람이다, 비열하다, 역겹다, 쓸모없다, 게으르다 등이 해당된다. 이런 단어를 들으면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어 커뮤니케이션은 원활하게 지속되지 못한다.
② 위협적인 단어를 사용하지 말 것
꺼져!,그만둬!,혼나고 싶어!와 같은 위협적이고 폭력적 단어를 사용할 때 상대방과 깊이 있는 대화는 기대할 수 없다.
③ 빈정거림을 삼갈 것
빈정거림은 유머가 아니다. “그러시겠지”, “퍽두나”, “대단하시네 대단해” 등 실제 남의 기분을 상하게 만드는 빈정거림을 유머와 구별하지 못하고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④ 비난의 말을 삼갈 것
넌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이야,넌 나를 사랑하고 있지 않아, 넌 내 말을 듣는 적이 없어, 넌 나를 업신여겨 등의 표현은 상대방의 말을 막는 부정적 효과를 유도한다.
⑤ 비교의 말을 삼갈 것
가정에서 흔히 발생하는 문제 중의 하나가 자녀나 배우자를 남과 비교하여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이다. 이러한 부정적 비교는 단순히 무엇을 하지 못한다는 비난보다도 상대방에게 깊은 상처를 준다.
⑥ 차별적 언어를 삼갈 것
남성과 여성의 대화에서 남성이 범하기 쉬운 문제가 차별적 언어의 사용이다. 여자가 무슨 그런 말을……, 우리 직장 여사원들은 문제야와 같은 여성 비하의 표현이나 나이도 어린 사람이…… 등의 표현은 상대방에게 편협하고 권위적인 사람으로 비치게 만드는 것은 물론 상대방 말의 범위를 구속하는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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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학습 : 워프-사피르(Whorf-Sapir) 가설
언어와 사고에 대해 가장 잘 알려진 이론은 워프-사피르(Whorf-Sapir) 가설이다. 이 가설은 언어가 인간의 사고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실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동일한 현실을 다르게 인지한다고 주장한다. 이론적 근거로 에스키모인과 눈(snow)을 들고 있다. 에스키모인이 사용하는 언어는 눈에 대해 수 십 가지의 단어를 가지고 있다. 한글이나 영어에서는 눈에 대한 단어란 ‘눈’, ‘snow’ 정도밖에 없다. 그러나 눈과 관련해 다양한 단어를 사용하는 에스키모인은 다른 사람들보다 눈에 대해 여러 가지 인식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과거, 현재, 미래 시제가 없는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시제 구별이 있는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보다는 시간 개념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그러나 워프-사피르 이론에 대한 언어심리학자들의 반박도 많이 있다. 언어는 사물을 인지하는 방식 그 자체를 결정하는 요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눈에 대해 수 십 가지 단어를 사용하는 에스키모인과 7개의 단어를 가진 사람들, 눈이라는 단어 하나밖에 사용하고 있지 않은 사람들 모두 눈에 대해 인지하는 것은 거의 같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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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학습 : 언어의 한계
커뮤니케이션을 잘하기란 쉽지 않다. 언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기보다 잘못된 커뮤니케이션을 발생시키는 요소에 관심을 기울여 이를 교정하고, 언어사용에서 이러한 장애를 회피하려고 노력할 때 더욱 발전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
언어는 다음과 같은 특성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 한계를 가진다.
① 언어의 모호성
전달자가 의도했던 메시지의 의미가 수신자에게는 완전히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자주 일어난다. 메시지의 모호성, 즉 하나 이상의 의미를 가질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 누군가 ‘다리가 너무 길어'라는 말을 했을 때, 듣는 사람은 이 문장이 ‘사람의 다리가 길다’는 말인지, ‘강을 건너는 다리가 길다’는 말인지 헷갈릴 수 있다.
또한 불분명한 대명사 때문에 모호한 문장이 만들어 지는 경우도 많다. ‘컴퓨터를 테이블 위에 두었는데, 그게 부서졌어’라는 문장으로 테이블이 부서졌는지, 컴퓨터가 부서졌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그밖에 모호성은 불분명한 문법적 구조 등 무수히 많은 원인 때문에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호한 문장을 듣게 되면, 즉시 그 모호성을 찾아내고, 말한 사람에게 뜻을 분명히 해줄 것을 요청하고, 대답을 얻어내어, 다시 계속해서 대화한다. 모호성을 바로 잡지 않는다면 커뮤니케이션 왜곡이 심화될 것이다.
여러 가지 뜻을 가진 모호한 문장을 듣게 되더라도 대개 하나의 의미만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무의식적으로 하나의 의미를 선택하여 다른 가능성은 무시해버리고는 내 해석이 옳을 것으로 가정한다.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단 몇 초 짧은 시간에 정확한 의미를 찾아내기 위해 골똘히 생각하지 않는다. 두 가지 의미를 지닌 모호한 문장 사례를 들어보자.
1. 박철수 대통령 대변인은 개혁이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 김씨 아저씨는 여름 동안 모은 돈을 조금씩 쓰면서 살았다.
3. 철수는 대학생이 되어 분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영희를 만났다.
4. 그 물품은 보통 자동차로는 운반할 수 없다.
5. 철수는 아름다운 영희의 목소리에 잠이 깼다.
6. 나는 지휘자와 공연한 연주자와 피아니스트를 알고 있다.
a. 대통령 대변인인 박철수는 개혁이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b. 박철수 대통령의 대변인은 개혁이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이 박철수일 경우)
a. 김씨 아저씨는 여름 동안, 전에 모은 돈을 조금씩 쓰면서 살았다.
b. 김씨 아저씨는 전에 모은 돈을, 조금씩 쓰면서 여름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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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철수는 대학생이 되어, 분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영희를 만났다.
(대학생이 된 사람이 철수일 경우)
b. 철수는, 대학생이 되어 분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영희를 만났다.
(대학생이 된 사람이 영희일 경우)
a. 그 물품은 보통의 자동차로는 운반할 수 없다.
b. 대개의 경우 그 물품은 자동차로 운반할 수 없다.
a. 철수는 영희의 아름다운 목소리에 잠이 깼다. (아름다운 것은 목소리)
b. 철수는 아름다운 영희가 부르는 소리에 잠이 깼다. (아름다운 것은 영희)
a. 나는 지휘자, 협연한 연주자, 피아니스트를 알고 있다.(아는 사람이 세 명)
b. 나는 지휘자와 공연한 연주자, 피아니스트 두 사람을 알고 있다
② 맥락(Context)의 중요성
대화는 대화가 발생하는 상황, 대화주제, 이슈와 분리되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상황, 주제, 이슈라는 맥락 내에서 이루어진다. 맥락에 따라서 이루어지는 토론은 모호한 메시지를 분명하고 명확하게 하여 대화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호성을 없애는 보호장치와 같은 구실을 한다. 대화 내용이 맥락 구분 없이 사용되었을 때는 모호성을 지니게 된다. 예를 들어, 사건이 발생되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대화 도중 “사과드립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이것이 어떠한 의미로 사용되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즉 “사과드립니다”가 전후 맥락 없이 사용되었을 때 대화자가 상대방에게 과일의 한 종류인 “사과”를 주겠다는 것인지,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 용서를 비는 의미의 “사과”를 한 것인지 알 수 없다.
③ 직접화법과 간접화법
강의실에서 학생 A가 창가에 앉은 학생 B에게 “창문을 닫아주세요.”라고 요청하는 경우 이는 창문을 닫아달라는 의사표현을 담은 직접 메시지이다. 하지만, “밖이 너무 소란스럽죠?”라고 하면 외부 환경의 시끄러움을 표현하는 직접 메시지가 되기도 하지만, 창문을 닫아줄 것을 내포하고 있는 간접 메시지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종종 문자 그대로의 의미와는 다른 의미로 커뮤니케이션 한다.
간접적인 메시지 사용에서 자신의 의도는 담고 있으나 문자그대로의 의미와는 다른 의미를 지닌 진술문장을 대화에서 이용하는 방법, 간접적인 메시지 내용을 듣고서 화자가 의도하는 바를 어떠한 방식으로 정확하게 이해하는지 등에 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져 왔다. 간접적 메시지는 일종의 단서(hints)역할을 한다. 하지만 오해의 여지가 매우 커서 간접적 메시지를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한다.
간접적 메시지가 긍정적인 작용을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간접적 메시지 없이 대화가 이루어지기는 어렵다. 간접적인 형식이 경우에 따라서는 정중함을 표현하는 양식이기도 하다.
④ 절합과 예측(Closure and Prediction)
대화 도중 외부의 개입에 의해서 혹은 잠시 집중을 하지 못해 일부 메시지를 듣지 못해도 직관을 이용해서 그 부분을 이해할 수 있다. 수업시간 재채기 소리나 순간적인 정신집중 방해로 몇 단어, 혹은 몇 문장을 놓쳤다고 해도 학생들은 절합(closure)을 시도한다. 즉 빠뜨린 내용들을 사전 지식이나 직관에 의해 채우게 된다. 대화가 끝난 후에 절합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확인 할 수도 있고 제대로 한 것으로 가정할 수도 있다. 확인 없이 넘길 경우 종종 커뮤니케이션의 문제가 발생한다. 그러나 절합이 언제나 의식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사례를 보자.
(사례) 1. 우리 몸에는 옥이 좋습니다.
2. 금강고려화학 옥장판은 옥이 들어 있습니다.
3. 금강고려화학 옥장판은 몸에 좋습니다. (실제로 광고에서는 생략된 부분)
위의 사례에서와 같이 금강 고려 화학의 옥장판 외에도 옥 혹은 그 외 인체에 좋은 물질이 들어 있는 제품들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시청자는 1과 2의 광고 문구에 의해 3은 언급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언급된 것으로 믿는다. 실제 광고에서는 이러한 절합(closure)을 이용해서 광고 효과를 노리기도 한다.
절합과 달리 예측(prediction)은 메시지가 받아들여지기 전에 메시지의 부분을 기대를 하거나 추측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독서를 하는 동안 책장을 넘기면서 하는 예측, 혹은 다음 페이지의 첫 번째 단어를 짐작으로 아는 것, 상대편이 어떤 단어를 말하려 생각하고 있는데 그 단어를 알려주었을 때 등이 해당된다. 예측이 잡음으로 작용할 수도 혹은 촉매제로 작용할 수도 있는데 이는 어떠한 방식을 택하는지에 달려 있다. 메시지를 예측할 때, 조심스러운 태도(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것 같지만, 완전히 자신하지는 않을 경우)나 지나친 예측(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는 경우)을 취하게 된다. 조심스러운 방식으로 부정확한 예측을 한 경우는 실제 메시지를 받아들일 때 자신의 실수를 알게 된다. 하지만 지나친 방식으로 틀린 예측을 했을 때는 실수를 알지도 못하고 메시지를 받고 난 후에는 잘못된 예측에 집착하게 된다. 이것은 마치 “앞으로 발생할 일을 이미 알고 있는데, 왜 앞으로 받을 메시지에 귀기울여 들어야 하지.”와 같은 태도이다.
전달자는 상대방이 예측에서 방황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초보 연사의 흔한 실수는 청중들이 믿을 수 없는 이슈, 토픽, 결론들을 기대하도록 유도한 후에 실제 본인이 제시하는 사실에 놀라도록 한다. 이는 현명하지 못한 전략이다. 잘못 이뤄진 예측이 항상 발견될 수 있고 교정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수신자 역시 과장된 방식이 아닌 신중한 방식으로 예측해야 한다.
예를 들어보자.
(사례) 1. 우리나라에서 최고봉인 한라산의 높이는 얼마인가?
2. 르노와르의 어떠한 심리적인 상태가 자신의 귀를 자르도록 했는가?
위의 질문에는 속임수가 있다. 문제를 들은 사람은 첫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한라산의 높이를 생각해 내려고 고심할 것이고,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우울증이라고 답할 수 있다. 하지만, 한라산은 우리나라의 최고봉이 아니다. 그리고 귀를 자른 이는 르노와르가 아니라, 반 고호이다.
⑤ 주관적인 추론
커뮤니케이션에서 메시지의 의미는 주관적이고, 주관적인 해석의 차이는 절합(closure)을 넘어서 감정적인 반응이나 간접적 혹은 직접적 메시지 등을 야기한다. 메시지가 추론하는 바는 주관적인 문제로 의미의 불일치는 추론단계에서 발생한다. 추론은 정해진 의미에 제한되지 않는다. 또한 화자의 대화 동기, 본인의 특성, 진실성, 인성 등이 주관적 추론에 개입하게 된다. 예를 들어 보자. 식당에서 웨이터가 손님에게 포도주스를 따르자 손님이 “됐습니다”라고 말한다. 손님이 됐다고 한 것은 포도주스가 싫고 오렌지주스를 원해서 일수도 있고, 아니면 음료를 마시고 싶지 않아서 일수도 있다. 주관적인 추론에 따라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따라서 ‘됐습니다’라는 말의 언어적 의미는 알고 있지만 이 언어를 실제로 사용하는데 있어서는 주관적 수준의 의미와 암시가 추가적으로 개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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