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불심검문과 임의동행
고소·고발 외 일상 생활에서 접하는 수사의 단서로 “불심검문”이 있다. 최근 5년간 길거리에서 경찰의 불심검문을 받은 사람이 6천여만 명으로 집계돼, 국민 1인당 1.25회꼴이라는 기사도 있었는데, 이번 장에서는 “불심검문”과 불심검문에 뒤따를 수 있는 임의동행에 대해서 알아보자.
[사례2]
김사장은 박사기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하고 회사로 출근하던 중 경찰의 불심검문을 받았다. 박사기의 인적 사항을 확인하던 중 경찰은 김사장에게 몇 가지 더 조사할 것이 있다고 경찰서로 동행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김사장은 경찰이 자신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조사할 것이 있는지 밝히지도 않았고 출근시간이 이미 지났기 때문에 이를 거부하였지만 경찰은 김사장의 팔을 잡으며 못가게 했다.
결국 김사장과 경찰은 몸싸움을 벌이게 됐고, 이 과정에서 경찰이 경미한 상처를 입게 되었다.
<질문>
Q.1. 김사장은 처벌을 받게 되는가? 받는다면 어떤 처벌인가?
Q2. 김사장이 경찰의 요구에 응해서 경찰서로 가서 조사를 받게 되었다. 조사를 받게 된 김사장은 언제 조사를 그만두고 경찰서에서 나올 수 있을까?
1. 불심검문과 임의동행의 의의
길을 가다가 갑자기 경찰관이 잠시 검문이 있겠다면서 신분증을 보여 달라고 해서 놀라는 경우가 종종 있다. 불심검문은 경찰관이 수상한 거동 기타 주위의 사정을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어떠한 죄를 범하였거나 또는 범하려 하고 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 또는 이미 행하여진 범죄나 행하여지려고 하는 범죄행위에 관하여 그 사실을 안다고 인정되는 자를 정지시켜 질문하는 것을 말한다.
임의동행이란, 질문을 하기 위하여 인근 경찰서 등에 동행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경찰관직무집행법 제3조 제1항, 제2항).
2. 불심검문과 임의동행의 요건
불심검문은 수사의 단서 중 하나로 불심검문의 결과 범죄혐의가 있다고 생각되면 수사가 개시된다. 경찰관은 불심검문을 할 때에는 상대방에게 자신의 소속과 성명을 밝히는 동시에 그 증표를 제시하여야 하고, 불심 검문의 목적과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불심 검문은 상대방이 거부할 때는 강제로 할 수 없다.
경찰관은 불심 검문이 이루어진 장소에서 질문하는 것이 상대방에게 불리하거나 교통을 방해한다고 인정될 때에는 경찰관서에 동행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 동행을 요구할 때에는 동행 장소를 밝혀야 하고, 동행한 경우에는 가족이나 친지 등에게 동행한 경찰관의 신분과 동행 장소 및 동행 이유 등을 알리고 본인이 즉시 연락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이 경우, 경찰관서에 6시간을 초과하여 머무르게 할 수 없다.
임의 동행은 상대방의 동의 또는 승낙을 요건으로 하기 때문에, 경찰관으로부터 임의 동행 요구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거절할 수 있고, 임의 동행을 한 경우에도 언제든지 마음대로 경찰관서에서 나올 수 있다.
체포과정에서 피의자가 경찰에게 상해를 입힌 경우에는 보통 공무집행방해방해죄나 상해죄로 처벌받게 된다. 그런데 대법원 판례는 경찰관이 임의동행을 요구하며 무력을 사용하는 것은 적법하지 않고, 이를 막기 위해 몸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경찰관에게 경미한 상처를 입힌 경우에는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결한 바 있다.
※ 참고판례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도3682 판결【상해·공무집행방해】
[1] 형법 제136조가 규정하는 공무집행방해죄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적법한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고, 여기서 적법한 공무집행은 그 행위가 공무원의 추상적 권한에 속할 뿐 아니라 구체적 직무집행에 관한 법률상 요건과 방식을 갖춘 경우를 가리킨다. 경찰관이 현행범인 체포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는데도 실력으로 현행범인을 체포하려고 하였다면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할 수 없고, 현행범인 체포행위가 적법한 공무집행을 벗어나 불법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면, 현행범이 체포를 면하려고 반항하는 과정에서 경찰관에게 상해를 가한 것은 불법체포로 인한 신체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위로서 정당방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
[2] 피고인이 경찰관의 불심검문을 받아 운전면허증을 교부한 후 경찰관에게 큰 소리로 욕설을 하였는데, 경찰관이 모욕죄의 현행범으로 체포하겠다고 고지한 후 피고인의 오른쪽 어깨를 붙잡자 반항하면서 경찰관에게 상해를 가한 사안에서, 피고인은 경찰관의 불심검문에 응하여 이미 운전면허증을 교부한 상태이고, 경찰관뿐 아니라 인근 주민도 욕설을 직접 들었으므로, 피고인이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피고인의 모욕 범행은 불심검문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저지른 일시적, 우발적인 행위로서 사안 자체가 경미할 뿐 아니라, 피해자인 경찰관이 범행현장에서 즉시 범인을 체포할 급박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경찰관이 피고인을 체포한 행위는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볼 수 없고, 피고인이 체포를 면하려고 반항하는 과정에서 상해를 가한 것은 불법체포로 인한 신체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위로서 정당방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상해 및 공무집행방해의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한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사례2의 해설
[Q1]
○ 경찰의 위법한 임의동행 요구에 대해 불응하고 이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경찰에게 경미한 상처를 입혔다 하더라도 공무 집행 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따라서, 김사장은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는다. |
[Q2]
○ 임의동행에는 강제성이 없으므로 김사장은 언제든지 조사를 중단하고 경찰서에서 나올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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